[독서감상문] 내 자식이 학교에서 학폭을 당하고 왔다면
개인적으로 최근 출판시장..특히, 한국 출판시장의 문학 혹은 에세이의 가벼움에 대해서는 트렌드려니 하고 넘어가는 편인데, 우연히 발견한 이 책만큼은 그런 트렌드를 벗어나 있다는 걸 먼저 이야기하고 싶네요. 350페이지 분량의 제법 두꺼운 책 내용이기도 하거니와 글의 짜임새가 한번에 주욱 읽을수있게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나름 의미있는 책이라고 생각하면서 책을 읽은 소감문을 여러분들과 나누어보고자 합니다.
1. 내 자식이 학교에서 학폭을 당하고 왔다면...
저와 같은 학부모들이라면 생각하기도 싫은 상황이지만, 우리 주변에는 항상 학폭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저자의 중2 아들이 중3 형 2명에게 집단 폭력을 당한 상황에서부터 담담히 적어내려간 이 책은 단순히, 우리 자식이 이런 폭력을 당했으니, 제발 저 폭력 가해자들을 엄벌에 처해주십시오 하는 류의 피해자 이야기가 아니라고 보여집니다. 책의 띠지에는 옆동네 자유게시판 누적조회수 25만이라고 적혀있는걸 확인하고, 글을 읽다보니, 제가 읽었던 게시글이었습니다. 전체 몇 편의 글을 올렸는지는 일일이 찾아볼수는 없지만, 적어도 이 책을 읽으면 전체적인 상황이 한눈에 들어오고 있습니다. 그런 학폭의 상황이 과연 나의 자식에게 일어나지 말란 법이 없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하나 하는 조바심, 불안감이 책의 앞부분부터 엄습해왔고, 부모로서 저자의 심정에 감정이입하게 되더군요. 가해자를 엄벌에 처해야 한다 라는 당위성이야 있다고 해도, 과연 아이가 겪을 상처와 가족이 겪게 될 상처들을 생각하면, 저도 모르게 두 주먹에 힘이 가해지는 그런 글들이었습니다. 정말 생각하기도 싫은 상황인데, 그 상황을 묵묵히 헤쳐나가는 과정이 바로 아빠가 되어줄께 라는 제목과 연관이 지어지더군요.
2. 학폭이 근절되지 않는 이유와 피해자만 또다시 2차 가해(?)를 받는 현실들..
이 책을 읽다보면, 왜 학폭이 근절되지 않는지, 그리고 학폭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시각이 지극히 편향적이라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수없습니다. 아이를 학교에 보낸다는 것... 부모의 품을 떠나 아이들만의 사회에 우리 아이를 보낸다는 것은 또다른 사회화의 한 과정입니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폭력 역시도 넓게 보면 사회화의 과정이겠지만, 그 폭력을 통해 당하는 정신적 고통들이 너무 크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겠지요. 저를 비롯한 학부모들은 알게 모르게 그런 생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학교에 보냈으니, 학교의 선생님들이 잘 해야 학폭이 일어나지 않는다 라고 말입니다. 그러다 보니, 학폭을 담당하는 학교에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구조로 사건을 바라보게 되고, 학교에 모든 책임을 지게 하는 구조다 보니, 학교에서는 그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하고, 그 과정에서 한번 더 2차 가해를 받는 상황이 벌어진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도 학부모인 여러분들도 더 학폭을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듯 합니다. 단지, 우리 자식에게만 이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으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나마, 이렇게 학폭에 대한 용기있는 저자의 생각과 글들이 근본적 문제점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3. 학폭의 본질은 폭력..
책을 읽다보니, 결과적으로 학교폭력이란 주제는 학교란 부분의 방점을 빼고, 폭력이란 부분에 좀더 많은 방점을 할애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보수적인 학교란 공간에서 만들어지는 학생들의 사회라고 이야기하는 그 부분들을 우리들의 사회속으로 끄집어 내서 총제적 관점에서 논의해야하는 주제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치, 지금의 학폭 문제는 오래동안 군사정권과 적폐정권이 교육 및 사회 제분야에서 저질러온 폭력이 그대로 학교라는 사회에 투영되서 나타난 것이라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권이 바뀌어서 사회적인 정의와 공정이 실현된다고 해도, 학교라는 폐쇄적 공간에는 그동안 자행되어 온 폭력이 학교폭력이란 이름으로 자행되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학교라는 공간에서 폭력을 행사해온 학생들은 언제든지 사회라는 공간에서 폭력성을 보일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요새 문제가 되고 있는 사이버 폭력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겠지요. 인간에 내재된 폭력성을 교육이라는 도구를 통해 억제해야하는 데 아이러니 하게 학교라는 공간이 그 폭력을 실현하는 공간이 되고 있다는 것이지요. 그러지 않기 위해서는 학교라는 공간을 적극적으로 사회로 확장하여야 하고, 학교 폭력이 아니라, 학생간 폭력, 개인간의 폭력이란 테두리로 끌어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4. 사회적 진보의 토양... 교육..
교육이 갖고있는 교화, 혹은 순화 역할은 단순히, 그 학교 공동체의 안녕과 평화를 위한 것만은 아닙니다. 더구나, 교육을 통해 사회화를 해야하는 학생들의 입장이나, 그 학생들을 사회적 재원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공동체의 안녕과 평화에 기여하기 위함이 아닐까요? 그러기 위해서는 학교 폭력의 위험성을 사회적 엄벌의 기준에 맞추어서 논의를 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나 하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사회적 공정과 정의를 이룬 이후에 교육에 대한 민주화와 학폭의 근절을 논의하기에는 너무 늦기 때문에 지금 적폐의 문제점에 대해서 잘 알고 계시는 분들이시라면, 한번 쯤 읽어볼만한 책이 아닐까 합니다. 어쩌면 학부모의 필독서가 아닐까 하네요.
P.S. : 책에는 단순히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의 이야기만 있는 것이 아니고, 평소에 자식들과 어떻게 이야기를 해야하고, 이런 문제에 직면한 가족이 어떻게 그 시련을 극복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부분이 매우 현실적이고 도움이 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초중고등학교 자녀를 두신 분들은 한번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근처, 도서관에는 대부분 비치해둔거 같으니, 빌려보셔도 좋습니다. 그러나, 빌려보시고 나면 꼭 구매하실만큼 읽어볼만한 책이라고 생각하네요.
'나의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테슬라 OTA 2022.40 업데이트 (0) | 2022.01.29 |
---|---|
마샬 엠버튼을 추가 기기로 슬립모드에 안들어가게 하는 방법 (0) | 2022.01.27 |
KT 해지방어 후기 (0) | 2022.01.18 |
올리브오일 효능믿고 아침 한숟갈 후기 (1) | 2021.04.07 |
과민성대장증후군 치료 후기 (0) | 2021.04.06 |
댓글